암처럼 고치기 힘든 병은 몸과 마음, 생명 전반에 영향을 끼친다. 그러므로 이런 병을 상대할 때는 몸과 마음, 생명을 따로 떼어서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보고 받아들이는 홀리스틱 의학(Holistic Medicine)을 써야만 한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이처럼 인간을 통째로 받아들이는 방법론이 아직 없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는 몸을 대상으로 하는 치료법과 마음을 대상으로 하는 치료법, 그리고 생명을 대상으로 하는 치료법을 하나로 묶어서 이상적인 홀리스틱 의학에 다가가려고 한다. 신체를 대상으로 하는 치료법이란 뭐니뭐니해도 서양의학이다. 20세기에 놀랄 만큼 빠른 진보를 보인 서양의학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암 수술과 방사선요법, 화학요법이라는 이른바 3가지 신기(神器)는 찬연히 빛난다. 그렇다고 암이 정복되었을까? 정복은 아니라도 정복이 코앞에 다가왔는가? 아니다. 우리 나라의 암 발생률과 사망률은 여전히 늘고 있다. 다시 말해 아무리 서양의학이 뛰어나다고 해도 몸을 대상으로 하는 의학만으로는 어딘지 부족하다. 이 부족함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치료법과 생명 치료법을 병행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사실을 깨달은 결과 세계 각지, 특히 미국과 유럽에서 대체요법이 대두했고 오늘날 세계의 큰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대체요법이란 서양의학 이외의 치료법을 말한다. 크게는 인도의 전통의학인 아유르베다나 중국의학, 자연 치유력을 높이는 호메오파시 요법, 또 정신과학적 치료를 하는 인지의학(人智醫學)이 여기에 속하며 작게는 어제 만든 건강식품까지, 실로 많은 요법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야말로 잡탕같지만 그래도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그것은 대체요법이란 많든 적든 마음과 목숨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음과 목숨은 아직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므로 대체요법이 비과학적으로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결코 비하하는 말이 아니라 겸허해야 한다는 뜻이다. 반면, 목숨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는 모든 의학 본류(本流)가 된다는 긍지를 가져도 좋지 않을까? 긍지는 높이고 동시에 조심스러운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게다가 마음이든 목숨이든 모두 에너지다. 어떤 범위 안에서 연속된 많은 값을 얻는다. 몸에서처럼 낫는다, 낫지 않는다는 이분법적인 잣대는 통하지 않는다.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좋아진다면 그것이 바로 효과 있는 방법이다. 대체요법은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목표로 하는 공생법인 것이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목표로 삼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즐겁지 않을까? 이런 사실을 깨달은 여러분은 그야말로 의학의 첨단을 걷고 있다. 지금 암 치료는 섬멸(殲滅)에서 공생으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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