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와 전율』은 키에르케고어의 사랑의 체험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키에르케고어는 1837년 5월 레기네 올센이라는 처녀와 알게 되어 1840년 9월에 약혼했다. 그러나 이듬해 8월에 그는 자진하여 이 약혼을 저버렸다. 그 이유는 키에르케고어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그는 ‘사기꾼’ 혹은 ‘유혹자’라는 맹렬한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한마디의 변명도 없이, 오히려 일부러 그러한 인간인 것처럼 보이려는 듯한 생활을 했다.
그의 파혼의 동기가 ‘종교적인 갈등’이었음은 거의 분명하지만,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요소가 내포되어 있어서 매우 복잡하다. 이 수수께끼를 푼다는 것은 키에르케고어라는 사상가의 비밀을 해명하는 초점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거의 불가능하다. 하여간에 극히 특수한 체험으로서 경솔하게 단정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그의 파혼이 그가 그녀를 사랑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한 그의 말에는 거짓이 없는 것 같다. 그는 이런 표현을 친구에게 보낸 편지와 그의 ‘일기’에 적었고 여러 저서에서도 암암리에 암시하고 있다.
키에르케고어의 사랑의 체험에 관련된 또 다른 저서인 『반복』은 그의 사랑의 직접적인 소산所産이고, 『공포와 전율』은 이 소산을 청산하고 승화하기 위한 저작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이 무렵 키에르케고어는 사랑의 체험을 정리하기 위해서 베를린으로 여행을 떠났다. 거기에서 『반복』을 완성하였고, 곧 코펜하겐에 돌아와 『공포와 전율』을 완성했다. 그러나 책으로 출판하기 직전, 레기네가 그녀의 옛 가정교사였던 슐레겔과 약혼했다. 베를린에서 ‘체념의 운동’을 통한 ‘믿음의 운동’의 가능성, 그리고 그럼으로써 ‘사랑의 반복’의 가능성마저도 어렴풋이 느꼈던 그는 이 사건으로 인해서 이미 완성된 두 저작을 그대로 출판할 수가 없었다.
이리하여 『공포와 전율』은 약간, 그리고 『반복』은 대폭적인 수정을 했다. 『반복』 속에서 레기네에 대한 분노를 엿볼 수 있는 것도 그녀의 새로운 약혼에 대한 그의 충격의 소산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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