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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숨은 골짜기의 단풍나무 한 그루 1

숨은 골짜기의 단풍나무 한 그루 1
  • 저자윤영수
  • 출판사열림원
  • 출판년2018-09-20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2-13)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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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일보문학상, 남촌문학상, 만해문학상 수상작가

    윤영수가 펼쳐 보이는 독자적인 한국 판타지

    『단풍나무』는 우리 문학계에 기록될 하나의 사건이다!



    범상치 않은 작가의식과 성실성으로 문학의 본령을 지켜온 작가 윤영수, 불혹의 나이에 등단한 윤영수는 도시의 사람살이를 폭넓게 탐사하며 소통이 단절된 인간소외의 풍경과 자본주의라는 연옥에 던져진 우리네 속물적 욕망을 냉엄하고도 사실적인 문체로 형상화하였다. 특유의 균형감각과 절제된 어조는 사람의 관계(특히 가족)가 형성하는 미묘한 갈등의 무늬들과 허위로 가릴 수 없는 삶의 진실들을 그려내는 데 탁월했다. 인간에 대한 남다른 통찰력은 선과 악의 문제를 권력과 욕망이라는 또다른 역학관계를 통해 중층적으로 인식했고 그 고유한 프리즘을 통과한 삶의 풍경들은 한국 소설에서 쉬이 찾아보기 어려운 귀한 개성이 되었다. 그렇기에 윤영수를 향한 “우리 소설계에 있어 하나의 희망의 지렛대”(우찬제)라거나 “최근 우리 문학이 거둔 최대의 수확의 하나”(최원식)라는 찬사는 결코 과분한 것이 아니었으리라.

    독자와 평단의 사랑을 고루 받으며 한국 문학사에 그 믿음직한 이름을 새겨넣은 작가 윤영수. 그의 작품세계를 결산하는 야심찬 환상소설 『숨은 골짜기의 단풍나무 한 그루』가 도서출판 열림원에서 출간되었다. 모두가 기다려왔던 진정한 한국형 판타지라 할 만한 작품인 『단풍나무』는 이백 자 원고지 삼천 매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장편으로 익히 알고 있는 개념을 뒤틀어버린 완전히 새로운 시공간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나무가 전하는 나무들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그의 창작활동을 관통하는 화두와 문제의식의 집합체로서 우리 사회와 인간 전체를 비추는 환상적인 또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 책을 펼치는 독자들은 작가 윤영수가 겹겹이 쌓아올린 기이한 공간과 존재들의 일대기 속에서 그 상상력에 압도당해 혀를 내두르게 될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와 삶 자체를

    낯설게 만들고 다시 돌아보게 하는 단풍나무 이야기



    빛과 대립하는 ‘영원한새벽의나라’ 동굴국을 배경으로 ‘나무 인간’ 어른이들의 일대기가 펼쳐지는 이 작품은 깊이 있는 묘사와 치밀하게 세공한 세계관을 통해 이 환상적인 존재들에게 살아 움직이는 입체감과 독자적인 논리를 부여하고 있다. ‘(나무) 인간’이되 인간(검은머리짐승)은 아닌 존재, 윤영수가 상상해낸 환상의 존재 ‘어른이족’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살기 위해서 먹거나 마시지 않아도 된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우리에겐 돈을 벌어야 할 이유도 사라지지 않을까? 돈이 사라진 이후 삶의 풍경은 어떻게 바뀔까?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아이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시작부터 지력과 체력을 갖춘 몸으로 살아가게 된다면? 나이를 먹을수록 주름살이 없어지고 체구가 작아져 마치 아이와도 같이 변해버리는 세상이라면? 힘없던 노인은 땅밑 나라에 떨어져 힘과 젊음을 되찾는다. 단풍동으로 떨어진 검은머리짐승 준호는 ‘젊음’을 얻은 대신 ‘빛’을 잃었다. 작가는 묻는다. 우리에게는 어쩌면 “늙음으로써 받는 축복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

    인간은 짐승 취급을 받고 노예가 되어 수용소에 가야 하는 세상. 인간이 다른 생명체들에게 저지른 만행을 되돌려 받는다면 어떻게 될까? 임신과 출산이 사라지고 그저 자식은 ‘어미산’에 올라 아득한 옛날 누군가가 뿌린 씨를 캐어올 뿐이라면, 부모와 자식 간의 핏줄이라는 끈이 사라진다면 어떨까? 누구도 나를 절대적으로 사랑할 까닭이 없는 세상에서 나 역시도 누군가를 사랑할 이유를 찾아 헤매야 하는 세상. 앞날을 훤히 볼 수 있어 모든 것이 결정된 세상에서 살아가야 할 의미를 발명해야만 하는 존재들. 벌어질 모든 일들을 알고 있다면, 그 권태가 우리의 삶을 서서히 목 조르지 않을까? 동시에 우리에게는 “앞날을 볼 능력이 없기 때문에 옳다고 믿는 일을 밀고 나갈 힘이 있”는 것은 아닐까. 이것이 작가 윤영수가 그리고 있는 땅밑 나라 단풍동의 세계, ‘나무 인간’ 운흘 연토가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가는 과정에서 마주치는 질문들이다.





    치밀하고 빈틈 없는 서사체계로

    우리 삶을 비추는 환상의 거울



    풍향계가 아닌 풍향계를 움직이는 ‘바람의 눈’을 보는 작가 윤영수. 가장 깊은 진실은 눈을 감아야 보인다(「사랑하라, 희망 없이」)는 작가의 믿음은 우리를 눈에 보이지 않는 땅밑 나라로 이끌었다. 윤영수가 『단풍나무』의 구상을 시작한 것은 무려 스무 해 이전 과거로 돌아간다. 그동안 꾸준하고 우직하게 작가는 우리 인간이라는 종을 되돌아보기 위한 하나의 손거울로서 우리가 발 딛고 선 땅속에 ‘영원한새벽의나라’의 공간을 공들여 세공하였다. 책을 펼치자마자 만나게 되는 단풍동 집안의 가계도와 맑은이, 하얀이를 비롯한 어른이족들의 특징, 그들이 머무는 공간에서 흐르는 시간에 대한 꼼꼼하고 의미 있는 설명을 따라 읽다보면 허구의 세계를 이토록 완성도 있게 창조하는 데 들인 상상력과 그의 소설가로서의 사명감에 혀를 내두르게 될 것이다.

    또한 작가 윤영수가 그동안 발표해온 소설들을 따라 읽은 눈 밝은 독자라면 작품 곳곳에서 마치 한깍지처럼 닮아 있는 문제의식의 씨앗이 담긴 장면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성주」의 ‘통나무 노파’ 남편이 보여주는 환상이나 「삼가 조의를 표함」에서의 출세주의자 함준호, 등단작 「생태관찰」 속 수현의 어머니가 지점토로 인형 만드는 장면을 기억하는 독자라면 말이다. 완전히 재창조된 허구의 사회에서 여전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고 바뀐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그의 발전한 문제의식의 깊이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써내려가기 위한 디딤돌

    단풍나무는 우리 사회와 인간 전체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너고 나고 할 것 없이 모두 너겁인 썩은 웅덩이 속에서 오물로 뒤발을 한 채 자신이 오물을 뒤집어쓴 줄도 모르는 이들을 향해 거울을 치켜들어야 하는 것이 작가의 운명이라고, 그 손거울이나마 깨끗이 닦아내면 좋으련만 이 오염된 웅덩이가 그의 삶의 장이자 거울로 비출 모든 것이기 때문에 떠날 수 없다고 윤영수는 일찍이 고백한 바 있다(「시대, 작가, 손거울」). 종교는 모두 하늘을 가리키지만 사실 우리 생물은 헛헛한 허공보다 지구라는 이 땅과 관계가 깊다. 하늘엔 아무것도 없다. 나무들도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지만 뿌리는 땅에 있다. 해탈이 아니라, 초월하는 것이 아니라 이 땅에 발 딛고 선 채로 희망을 발견하려고 악착(齷齪)했던 그는 단풍동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는 회복시켜야 할 두 개의 뿌리가 있다고 호소한다. 하나는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 끝에 이제 물과 공기마저 평등하게 누릴 수 없게 되었음을 가르쳐주는 자연이고 다른 하나는 바로 생각하는 힘, 이야기의 상상력이다.

    단풍나무는 이것 혹은 저것으로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담은 소설로서 이 겹겹이 싸인 진실을 파헤쳐가는 길은 결코 친절하지 않다. 작가가 책 곳곳에 배치해둔 이야기의 단서를 찾아 스스로 조합하며 읽어나가는 데 익숙해지지 않는다면 도중에 나가떨어질지도 모른다. 잘 읽히는 것이 소설의 미덕인 것처럼 요구되는 사회에서 몇 번이고 앞장으로 돌아가 인물 이름을 확인하고 배경지식을 다시 점검해야 하는 이 독법은 시대착오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하나 추천하고픈 방법은 노트를 하나 만들어 인물과 사건, 시간 등을 기록하며 읽는 것이다. 그렇게 연토의 여정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면 어느새 자기만의 단풍동 지도가 손에 쥐어져 있으리라. 그렇다면 앞서 사소하게 언급되었던 인물이나 사건 들이 작품의 후반부에 이르러 어떠한 폭풍우를 몰고 오는지 뒤늦게 깨닫게 될 것이다. 공들여 쓴 소설을 힘들여 읽는 독자에게는 이 책의 숨겨진 가치와 또다른 독서의 재미가 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니, 이는 어쩌면 작가가 오늘날 독자에게 주는 하나의 선물이자 도전장이기도 한 것이다. 이백 자 원고지로 삼천 매, 칠백 쪽이 넘는 책을 펴내는 것은 작가에게도 출판사에게도 도전이 아닐 수 없다. 갈수록 긴 이야기를 읽지 않는다는 시대라지만 정말 그럴까? 우리는 이 초대에 기꺼이 응할 독자가 있다고 믿는다.

    소설로 누구를 가르치거나 특수한 상황을 보여주는 시대는 지났다. 현실은 소설보다 더 적나라하고 이야기들은 영상으로 화하여 우리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러한 오늘날 책이 할 수 있는 몫은 무엇일까? 진짜 진솔한 소설에 목마른 독자들이 있다는 믿음 하나로 작가는 이 작품을 쓴 것은 아닐까. 한국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써내려가기 위한 디딤돌, 나아가 지금 우리 사회에 던지는 질문 그 밑바닥에 자리한 벽돌이 되겠다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오는 작품이다. 우리에게 이토록 환상적이면서도 적나라하게 사회를 비추는 작품이 있었던가, 묻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1994년 그가 처음 발표했던 소설집 『사랑하라, 희망 없이』의 해설에서 “기존의 정제된 단편미학을 토대로 더 크고 깊이 있는 세계를 창조하여 우리 앞에 펼쳐 보여줄 수 있으리라. 우리는 그 열린 가능성을 크게 신뢰한다”라는 기대에 긴 시간이 지나 비로소 이 작품으로 답하게 된 것은 아닐까. 우리가 누구인지, 나와 세상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질문을 던지고 알아가는 과정이 삶이라 한다면 그 질문에 답하기엔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인 것처럼도 보인다.

    ‘어른이세상’에서의 모험, 그 마지막 장을 덮은 독자의 마음속엔 붉은 단풍잎 한 장이 남아 바람이 일렁일 때면 이들 인물의 이름을 가만히 불러보게 될지도 모른다. 설레는 마음으로 단풍동 운흘 연토의 모험에 함께해주시기 바란다.



    더럽고 냄새나는 존재가 인간이고 그런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고 해도, 우리는 더럽고 냄새나는 우리의 삶을 포기할 수 없다는 엄연한 사실을 되풀이해서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어찌 보면, 더럽고 냄새나는 부족한 존재가 우리 자신이고 또 부족한 인간이 이어가는 것이 우리의 삶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만큼 ‘인간’으로서 소중한 존재이고 우리의 삶이란 살아볼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단풍나무』는 인간과 인간의 삶에 대해 되돌아보고 반성할 소중한 기회를 우리에게 제공하지만, 이와 동시에 연토와 준호의 만남과 헤어짐의 이야기를 통해 결함투성이인 우리네 인간들과 인간들의 삶 자체에 대한 적극적이고 따뜻한 이해로 우리를 유도하는 것도 사실이다. 작가 윤영수의 환상적인 환상소설 『단풍나무』가 우리에게 소중함은 바로 이 때문이다.

    _장경렬 해설 「환상문학의 진경(眞境), 그 가능성을 찾아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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