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먼먼 길에 찾아오셨던 것도 황송하온데 또 이처럼 정다운 글까지 주시니 어떻게 감격하온지 무어라 여쭐 수 없습니다.
형님은 그저 내가 형님의 말씀을 귀 밖으로 듣는 듯이 섭섭하게 여기시지만 나는 참말이지 귀 밖으로 듣지는 않았습니다. 지금도 내 눈앞에는 초연히 앉으셔서 수연한 빛을 띠시던 형님의 모양이 아른아른 보이고, 순순히 타이르고 민민히 책망하시던 것이 그저 귓속에 쟁쟁거립니다.
"형님, 왜 올라오셨어요?"
지난 여름, 형님께서 서울 오셨을 제 나는 형님을 모시고 성균관 앞 잔솔밭에 나가서 이렇게 여쭈었습니다.
"그건 왜 새삼스럽게 묻니? 너 데리러……."
형님의 말씀은 떨리었습니다.
"저를 데려다가는 뭘 하셔요?"
나는 이렇게 대답하면서 흐리어 가는 형님의 낯을 뵈옵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습니다.
"뭘 하다니? 얘, 네가 실신을 했나 보다? 그래 내가 온 것이 글렀단 말이냐?"
형님은 너무도 안타까운 듯이 가슴을 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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