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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문화지리와 도시공간의 표상

문화지리와 도시공간의 표상
  • 저자동국대학교 문화학술원
  • 출판사동국대학교출판부
  • 출판년2013-01-03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3-02-05)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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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의 이중성을 탐구한다



    19세기 이후 탄생한 인문지리학은 기존의 자연현상에 국한되어 있던 지리학적 관심을 자연환경과 인간의 상호작용이라는 문제로 옮겨 놨다. 또한 인문지리학의 다른 이름이 역사지리학, 문화지리학임에서 알 수 있듯이 지리의 대상인 ‘공간’은 ‘시간’이라는 개념과 결합되기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지리 개념의 확장은 ‘공간’이 자연의 물리력에 의해 생성된 것만이 아니라 사회역사적 상관관계에 의해서도 구성된 산물임을 보편적으로 인식하게 해 주었다. 나아가 근대적 공간의 역사적 형성 과정을 살펴보는 작업이 어째서 근대적 사회관계의 형성을 연구하는 데 유효한가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이 책은 문학과 영화에 나타난 근대의 도시공간과 장소의 의미를 질문하고 그 공간의 역사적 인식의 변천을 새롭게 밝히는 작업을 시도했다.





    우리는 아직 식민도시에 살고 있다.



    우리가 일본의 압제에서 국권을 회복한 지 어언 66년이 됐다. 해마다 광복절이 다가올 때쯤이면 친일파 문제를 비롯한 식민잔재 청산요구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표면상의 문제들은 논의의 대상이라도 된다. 그러나 이 책의 「일제하 경성도시계획의 단계와 도시공간의 형성」(염복규, 동국대학교 연구교수)에서 지적하는 바, 우리는 일본 제국주의의 잔상을 남김없이 재현해 놨거나 지금도 재현하고 있는 중이며 그것은 표면에 드러나지 않은, 각성 이전의 문제다.

    논거에 따르면 일제가 단행한 <경성시가계획>은 근대화라는 미명 아래 조선을 식민지화하는 한 단계로, 이때의 <시가지계획령>은 도시계획-지방계획-국토계획의 순서로 이어지는 초석이었으며 일제가 조선을 ‘대륙전진병참기지’화하고자 했던 야욕의 밑그림이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당시의 격자형 도로망 정비에서부터 오늘날 수도권 일원의 다핵 광역도시권 구상에까지, 일제하 경성도시계획의 전개가 당대는 물론이거니와 해방 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금의 도시 기본형태 및 발전방향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어쩌면 우리가 고민해야 할 점은 식민지 유산의 지속 그 자체가 아니라 식민지 유산의 의미를 탈정치화하고 이른바 기술적 근대성 등으로 재포장하여 암암리에 승인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닐까?





    경부선과 경인선은 ‘한부선’과 ‘한인선’이 맞다!



    일제의 식민지 유산은 현재의 철도명에도 남아 있다. “기적소리 우렁차게 토하며” 조선에 도착한 철도, 근대문명의 총아로 각광받음과 동시에 느린 걸음을 사정없이 짓밟는 공포의 괴물로 각인되기도 했던 경의선(1899)과 경부선(1904)에 대한 얘기다. 「근대 계몽기 ‘한양-경성’의 이중 표상과 시적 번역」(최현식, 경상대학교 교수)에 따르면 철도가 부설되던 당시 ‘경성’은 아직 한양이었으며, 그러므로 기차의 시발점과 종착역이 속한 도시의 앞 글자를 따서 노선명을 정하는 관례를 따르자면 ‘한의선’과 ‘한부선’이 되었어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경성’이라는 지명에는 ‘한양’이 선진문명에 의해 계도되어야 할 ‘야만’으로 인식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숨겨져 있다. 그러므로 대한제국의 ‘한양’이 일제의 ‘경성’으로 ‘등기이전’되는 과정은 일제가 대한제국에 가한 가장 뼈아픈 탄핵이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분석은 대한제국이 기대하였던 문명성이 일제의 식민성에 의해 폭력적으로 잠식되었음을 보여 준다.





    유리, 강철, 대리석, 지폐, 잉크가 끓는 도시 - 제국의 시선 앞에 전시된 삶



    이 책에 실린 또 다른 글 「식민지도시 ‘경성’과 ‘모던 서울’의 표상」(김춘식, 동국대학교 교수)은 문학지리학적인 관점에서 본 장소 및 장소성의 연구가 문학적 표상의 연구와 일치하는 지점을 찾고 있다. 필자는 근대 도시 경성의 모습을, 건축기사로서 현대적인 건축에 조예가 깊었던 이상李霜이 모더니티의 핵심적인 장소인 미쓰코시 백화점 옥상에서 내려다보며 그의 소설 「날개」에서 내뱉은 표현으로부터 추출해 낸다. 이상이 말한 유리, 강철, 대리석, 지폐, 잉크는 상품에 대한 전시와 시선의 욕망을 극대화시키는 도시의 구성원리와 자본 그리고 저널리즘으로 대표되는 매체를 각각 상징한다. 이는 공간의 구획과 배치, 상품의 전시를 통해 욕망의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백화점’의 공간적ㆍ물리적 속성을 암시하며 경성이라는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백화점화 되었음을 나타낸다. 이상이 바라본 식민지 경성은 자본주의적인 ‘전시’의 시선, 즉 제국의 시선이 막 요동치고 있는 그런 격변의 지점이라는 것이다.





    문화지리학의 과제에 대한 다양한 접근법 제시



    살펴본 것처럼 이 책은 인간의 생활양식, 즉 문화는 어떻게든 공간상에 표출되게 마련이며 특정한 문화를 지닌 집단이나 개개인 사이에서 공간이 어떠한 기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의 도시화와 그 대표적 사례를 통해 경성/서울의 형성과정을 역사적인 관점에서 주목하고 ‘바로 거기’에서 부침하던 삶의 결을 문학적, 영상적 텍스트를 통해 촘촘히 재구성하는 작업이었다. 이 책에 실린 여덟 편의 연구 성과들은 추후 전개될 문화지리와 도시공간을 주제로 한 연구 활동에 다양한 접근법을 제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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