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구슬프고도 애달픈 음악, 영원히 영원히 끊이지 않을 듯이.어두운 밤, 적적한 밤에 전등을 일부러 끄고 어두운 방안에 혼자 앉아서 허공을 내다보면서 차락거리는 봄비 소리를 들을 때 나를 잊어버리고, 세상을 잊고, 오직 무(無)의 엑스터시를 맛보게 된다. 이 순간은 영원이다.
한국근대를 대표하는 소설가 주요섭의 소설집, 『아네모네의 마담』. 1921년 <추운 밤>을 발표한 후, <사랑 손님과 어머니>, <아네모네의 마담>, <열 줌의 흙> 등으로 리얼리즘 시기인 한국근대를 대표하는 소설가로 이름을 알리게 된 저자의 소설 5편을 수록하고 있다.